지난 9월 초, 일요일에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가 지치고 힘들어서 물을 얻어 마실 곳을 찾았다. 가지고 간 물은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이렇게 하여 계속 걷는 중에 암자가 하나 보여 친구보고 잠시 들렸다 가자고 하였는데 사양을 하였다.
할 수 없이 잠깐 기다리라 하고 암자에 가니, 뒤에 친구가 따라오고 있지 뭔가~
암자 입구에는 ' 구복암 ' 이라고 적혀 있었고, 양쪽 바위 사위를 지나서 올라가면 되었다.
구복암 입구에 있는 돌에는 구복암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걸어 올라가서 뒤 돌아 좌우를 보면 바위에 낙구와 하마가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어떠한 의미로 새겨 놓았는지는 들었지만 까먹었다.
< 낙구라고 새겨져 있는 바위 >
< 하마라고 새겨져 있는 바위>
조금 더 올라가 암자위로 올라가면 이렇게 한자로 구복암이라 적혀 있으며 아래는 구복암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의 유래가 적혀 있었다.
비석에 적힌 구복암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면...
홍해 남궁 규 대사가 삼각산에서 거북형상 바위와 석벽위에 있는 공기돌 바위를 찾으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경자년 7월에 삼각산에 올라 거북바위를 찾았으나 보이지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큰 바위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중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절벽위에 쪽두리 바위를 보고는 이곳이 찾고 있던 바위라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신의 인도에 감사하고, 밤이슬을 피하기 위해 갈라진 바위틈을 찾아서 자리를 잡고 기도를 하니, 호랑이가 나타나서 사람을 지켜주며 함께 밤을 세웠다고 한다.
이러기를 매일같이 하며, 주변을 정리하여 성모님의 전당을 마련하고, 성벽에 칠성각을 세워 이를 구복암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구복암은 작은 암자로, 주위를 둘러보면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이 족두리 바위가 보인다는데 난 잘 모르겠다.
부처상 왼쪽에 바위에서 약수물이 나오는데 물은 거의 없었으며, 아주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이거 기다리고 있다가는 언제 마시나 싶을 정도다.
다시 내려가려는데 스님이 나와서 물 한잔 하겠냐고 하시길래 고맙다고 하고 물이 올때까지 기다렸다.
잠시후에 냉장고에서 물을 가져와 친구와 한잔씩 마시니 "와~ "
스님에게 주위에 물이 없고, 약수물이 아주 찔끔씩 나오던데 어디서 구하셨냐고 여쭈어 보니, 그 찔끔씩 나오는 물을 모아서 만드셨다고 한다.
정말이지 평생 마셔볼 수 없는 물 한잔! 내가 언제 다시 이곳에 와서 약수물을 마셔 볼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기억에는 영원히 자리잡을 이곳이다.
떠나려는데 스님께서 물을 담아가라고 하신다. 정말 그래도 되겠냐고 하니, 괜찮다고 하시길래 이렇게 물을 담고, 고맙다고 인사를 한뒤에 구복암을 나왔다.
구복암을 살짝 내려와 등을 돌려 구복암 바위에 새겨진 나무미륵대불을 바라보면서 얻은 소중한 물과 함께 내 추억속에 담아 보았다.
소중한 물과 소중한 인연을 만든 우리는 남은 둘레길을 즐겁게 걸어 내려 갈 수 있었다.
다시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도 오지 않는 무더운 여름날, 바위에서 나오는 한방울 한방울의 물을 언제 다시 마셔 볼 수 있을까요?
소중한 인연을 만든 구복암에 대해서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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